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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03-06-21 00:57:11
글쓴이 : 이은희	조회 : 1526

제목: [inews24/정종오] 단식과 국가정보화 정책

[inews24/정종오] 단식과 국가정보화 정책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2003년 06월 20일

인권운동가들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지난 18일부터 3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를 즉각 폐기하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추진돼 온 국가 정보화 정책에 개인정보보호 등 인권을 보호하려는
장치가 없을뿐더러 국가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국민참여시대의 전자정부구현'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보화 정책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
정보통신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통부 참석자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은)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21세기
글로벌 리더"라며 국내 IT 인프라 경쟁력을 추켜 세웠다. 그는 또 전자정부
구현으로 공급자 위주의 정부구조가 수요자인 국민의 편익 중심으로 재현될
것이라며 전자정부의 민주성을 역설했다.

행정자치부는 주민등록 DB공동이용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 읍면동 사무소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등 그동안의 전자정부 구축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전자정부 이용 활성화를 통한 참여행정과 이를 통한 전자 민주주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 국민의 눈과 귀를 붙들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은 빈약했다. 전자정부의 정책방향성을
'효율성과 편의성'에만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인권문제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행정자치부 참석자는 NEIS를 두고 "시간적 제약으로 이해 관계자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2003년 전자정부 로드맵이
이뤄지고 2007년 전자정부가 완성될 것이고 강조했다.

시간적 제약에 얽매여 NEIS가 이해 관계자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고 인정한다면
전자정부 구축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인권운동가들이 단식농성까지 벌이며 정보인권에 대해 국민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정부의 정보화 정책이 효율성과 편의성이 강조된
나머지 인권과 개인정보보호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돼 왔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전자정부 등 국가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화 정책은 입안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비롯한 인권보호 장치가 당연히 마련돼야 한다. NEIS는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인위적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그 기간에 무조건 맞춰 집을 지어야 한다면
부실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 정보화 정책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밑바탕되지 않으면 이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효율성과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국가 정보화 정책에 개인정보보호 등
인권 측면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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