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S 토론게시판

번호 : 155
글쓴날 : 2003-08-28 17:29:39
글쓴이 : 촛불집회 기획단	조회 : 1535

제목: 마침내, 정보인권 사수를 위한 소중한 촛불이 타올랐습니다(8/27 집회 이모조모) <네이스 반대와 정보인권 수호를 위한 첫 번째 촛불집회> 마침내, 정보인권을 사수하기 위한 소중한 촛불이 타올랐습니다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점 거세어지며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정말 하는 게 맞냐", "다음에 하는 게 어떠냐"는 여러 사람의 유혹속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모일까 반신반의도 들었지만, 6시를 넘으면서 정말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명동성당 돌머리가 거의 다 찼습니다. 그러나 굵은 빗줄기가 예정된 많은 행사를 어렵게 만드는 가운데, 계획한 백만인 서명운동, 선전전, 기획프로그램등은 취소되고 행사가 발언 위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전행사로 마련된 길거리 특강을 시작으로 6시 30분경 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길거리 특강의 강연은 '청소년의 힘'의 고등학교 3학년 김선미 학생이 "학생 프라이버시권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시작되었습니다. <특강내용> 학교내에선 사상의 영역이 보장되어 있지 않고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가 대리인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학교의 교과과정은 성적중심으로 학생을 서열화, 통계화된 존재로 만들어 놓고 인격함양과 인생의 가치 등 더 중요한 부분들은 간과하고 청소년의 인격을 대상화시키고 있다. 지금 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들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청소년들은 잘 모르고 있다. 나 조차도 고3이 되어서야 이런 기록들을 볼 수 있었을 뿐, 이전에는 전혀 모르고 있다. 정보의 주체는 학생이 되어야 하고 학부모가 대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통제의 수단으로서 네이스와 같은 방식을 환영하는 학부모도 있는데, 인권의 문제로 바로 보아주기를 바란다. 앞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가 모두 이 문제를 함께 나누고 함께 싸워나가야 하겠다. 강의 중 또 한번의 엄청나게 폭우가 쏟아져 내렸으나 사람들은 큰 움직임도 없었고, 끝까지 차분하게 발언한 김선미 학생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천주교 인권위의 상임활동가 김덕진씨의 사회로 본 집회가 시작되었는데, 첫 번째 발언자는 참교육을위한 전국학부모회 최선희 사무처장이었습니다. 최선희 사무처장은 "상반기에는 정보인권에 대한 올바른 의미 정립을 위해 논란과 논의가 있었고, 그 중심에는 전교조의 가열찬 투쟁으로 진행되었다"며, "앞으로 참교육학부모회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백만인 서명운동 등 정보인권사수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그 사이 약 60여명으로 시작된 행사는 빗줄기를 뚫고 속속 자리한 참여자들로 120여명으로 불어났고, 마침내 빗속에서 촛불을 밝혔습니다. 촛불에 감탄하는 사이 네이스를 거부하는 졸업생모임을 온라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카페 운영자 김실씨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김실씨는 "1998년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졸업후에도 성적과 키.몸무게, 교사평가 등 많은 정보가 남아 있다"며 "지금까지 전교조 선생님들과 인권단체의 투쟁으로 네이스 실행 저지투쟁을 하여 왔는데, 중고등학생이 학교내에서 네이스 반대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탄압을 받게 되는 어려움이 있지만 졸업생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투쟁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그는 "피라미드 조직처럼 한사람이 또 한사람,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나가는 방식으로 해 나가겠다며, 사람이 수치가 아닌 인간으로 대우받기 위해 네이스 반대투쟁의 주체로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알려내고 투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이어서 전교조 서울지부의 홍의표 선생님은 자기네 학교 초등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그림 엽서 33장을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홍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함께 하는 네이스 반대 투쟁을 제안했다"며 " 참석자 모두 엽서들을 교육부나 청와대로 보내자"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오늘 동료교사가 전산화에서 다시 수작업을 해야하는 등의 불편함을 이유로 네이스를 그냥 시행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하여 이에 대해 언쟁하느라 무척 힘들었는데, 이 이야기를 학급 아이들에게 전하며 선생님이 몹시 힘들다고 하자 아이들이 선생님을 위로하며 힘내시라고 지지해 주어서 너무나 힘이 났다"는 말로 아이들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함으로써 가장 힘을 얻는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사람은 '청소년의 힘' 전재훈 학생이었습니다. 전군은 "학교에서 급식계약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면서, 학생 103명이 연서하여 계약서를 공개할 것을 학교측에 요청했으나, 학교측으로부터 학생이 교육의 주체일 수는 있으나 교육'운영'의 주체는 될 수 없다는 답변만을 들었다"며, "결국 매일 먹는 학교급식의 위탁업체가 어디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임을 따끔히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전군은 "학생들은 정보인권 자체가 없었기에 정보인권수호는 맞지가 않고, 도리어 정보인권 쟁취가 맞으며, 네이스 반대투쟁으로 반드시 승리를 이뤄내야겠다" 고 해 참석한 선생님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빗속을 뚫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참석하셨다 오신 전교조 위원장 직무대행 장혜옥 수석부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장 직무대행은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도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자리한 것에 고무되었다"며, "지금 이런 악천후 속에서도 불 밝힌 촛불처럼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의 다짐을 세우고, 불신과 반인권, 폭력을 몰아내고 앞으로도 소수자나 약자의 인권을 찾아나가는 투쟁을 계속해 나가자"는 신념을 보여주셨습니다. 교사, 학생뿐만 아니라 저 멀리 김포에서 직접 오신 학부모님도 계셨습니다. 조미숙 학부모님은 "네이스 반대 내용증명을 보낸 학부모들이 모여 온라인카페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내 아이의 정보를 네이스에 올리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학교에 보냈을 때 돌아온 답변은 국가에서 시키는 일이니 거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 뿐이었다"며, "형사고발을 하든 어쩌든 시키는 일을 했을 뿐이니 맘대로 하라고 상관없다"고 해 사람들을 흐뭇하게(?) 했습니다. 특히 조미숙 어머님은 "어떤 학부모는 네이스 입력내용을 삭제하겠다고 하여 프린트물을 받아보았는데 이것이 조작된 것임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활동의 결과 현재 김포지역 학교들은 네이스시행을 드러내놓고 하지는 않고 있지만, 언론보도가 이 싸움을 집단간의 이해가 얽힌 싸움으로만 잘못 비추어서 홍보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번 주말에 자체 홍보지를 만들어 홍보활동을 해 나갈 것이고, 집회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결의해서 참가자들을 감동먹게 하셨습니다. 집회의 열기가 더해가는 가운데 '바위처럼'을 함께 부른 후 안산시흥지역 네이스공대위를 만들어 어느 지역보다 모범적으로 활동중에 계신 안산노동인권센터의 김병태씨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김병태 씨는 " 현재 46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안산시흥지역의 공대위는 3차에 걸쳐 100여명이 내용증명 보내기 운동을 하였고 그밖에 많은 활동들을 해나가고 있다"며 활동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셨습니다. 마침내, 1시간이 넘어가는 시점, 빗줄기가 여전히 눈위를 덮는 속에서 네이스 반대와 정보인권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인 오병일씨가 마지막 발언을 했습니다. 오병인 공대위원장은 "네이스 공대위가 준비한 첫 번째 집회에 비가 많이 와서 예정한 프로그램을 다 할 수 없었지만 우산을 쓰고 빗소리를 들으며 하는 집회에서도 우리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가 많이 있었던 자리"라고 첫 느낌을 밝히며, "참여정부의 정보인권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천박한 수준이라 정보화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산업과 효율성의 관점으로만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 네이스반대 공대위를 중심으로 백만인 서명운동, 학교장 고발과 학교앞 시위와 선전전 등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학교현장에서 학생이 주체가 될 수 있고 정보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 활동들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지난 네이스 싸움이 전교조와 몇몇 시민단체들의 힘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이제는 교사나 학교현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적인 문제로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늘 오전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지금 첫 번째 촛불 집회가 시작되었는데 완전 승리할 때까지 집회를 진행할 것이다.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들을 기반으로 하반기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가자"고 했습니다.(그 사이 kbs 기자가 와서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이 발언을 끝으로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멋지게 "NO!- NEIS! YES!-정보인권!" 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정보인권의 새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퍼부었던 비도 집회 끝난 후 30분이 지나자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