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S 토론게시판

번호 : 111
글쓴날 : 2003-07-04 22:11:28
글쓴이 : 박우석	조회 : 3038

제목: ▶셀리그 해리슨의 『코리아 엔드게임』1◀ ▶셀리그 해리슨의 『코리아 엔드게임』◀ 요점정리 (박우석) KBS에서 토론형식을 빌어 소개를 한 대단한 내용입니다. 남과북 그리고 미국 그중에 북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될것 같습니다. 바로 알아야 좌표를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올렸습니다. 바쁜분을 위해 581쪽의 방대한 자료 가운데 우리가 접하기 쉽지않은 핵심만 간추렸습니다. 내용과 문장 연결이 않되는 것은 그때문 입니다. 편견을 주의하시기 바라며 本書를 구입하여 일독을 권합니다. 저자는 년도별로 저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용이 뒤섞여 있는점을 유의하며 읽었으면 합니다. 정리한 내용의 글은 약 40쪽이며 공간의 한계로 2회에 걸처 올렸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책은 조지 부시 미 행정부와 북한 간의 긴장이 그 이전의 미국 행정부들이 추구해 왔던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평화 협정을 맺을 의지가 있고 그 협정에 한국이 찬성하지 않는 한, 남북간의 군사적 적대 관계가 종식되리라는 희망을 갖기 어렵다. -옮긴이의 말- 해리슨은 1972년부터 2002년6월 까지 일곱차례 방북했고 김일성 주석도 만났다. 한미 동맹의 재편과 미국의 일방적인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움직임까지 본격화하고 있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매우 급격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반도 통일의 문제와 이를 위한 필수적 과정으로서 미국의 탈개입이라는 두 갈래 큰 줄기로 이뤄져 있다. 전자에 대해 그는 통일이 결국은 남한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 과정은 연방 또는 국가 연합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평화로우면서도 점진적인 미국의 탈개입 과정과 방안을 제시한다. 미국이 성공적인 탈개입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삼아야 하며, 그 결과로 탄생할 비핵화. 중립화한 한반도가 미국의 이해에 절대적으로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며,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미국의 탈개입이 완성될 때 한반도는 비핵화와 중립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안보 문제에 대해 답하는 것이야말로 전쟁을 피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개관- 미국은 애초에, 북한이 소련의 괴뢰(꼭두각시)로서 전세계적인 공산주의 팽창 공세를 개시했다는 억측에 기대어 전쟁에 개입하였다. 역사가 들은 김일성의 남침은 북한 노동당의 당권 장악을 둘러싸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박헌영의 종파적 도전에 대한 대응 이었다 고도 한다. 한국전쟁과 그 결과에 대한 연구에서 도출되는 핵심적인 결론은 냉전이 강대국들에 의해 직접 지배되었다기보다는 강대국들이 만든 대결 구도에 의해 지배되었다는 것이다. 김일성은 중국-소련간의 긴장을 교묘하게 이용해 한반도 통일이라는 자신의 모험을 소련이 지원하도록 했다. 김일성은 모스크바나 베이징의 괴뢰이기는커녕, 양국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무역 보조금뿐만 아니라, 족히 180억 달러는 되는 유무상의 경제적.군사적 원조를 확보했다. 현재 평양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냉전이 종식되어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북한에 대한 원조를 경쟁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의 남한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원조는 1997년까지 총 190억 7천만 달러에 이르렀다. 모스크바는 이제 평양과의 방위조약을 무효화하고 첨단 군사 장비와 기술을 서울 쪽에 내다 팔고 있다. 베이징은 방위조약을 유지하고 있지만 평양에 대한 군사 원조를 단계적으로 줄여 왔고 성실한 중재자 역할을 통해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58년 이래 북한에는 소련이나 중국의 군대가 주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미국은 매년 20억 달러의 직접비용을 들여 한국에 3만 7천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또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태평양 지역의 지원 병력 유지에 매년 420억 달러의 간접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생화학 무기 핵개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를 전반적으로 “안정”시키고 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미군이 현재 수준 또는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 정책을 재평가하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부분적으로 워싱턴과 서울의 군사적.산업적 기득권 세력 때문이다. 이들은 남북한간의 긴장을 지속시키고 북한의 위협이라는 망령을 계속 되살리면서 미군이 현재 수준으로 아시아에 주둔해야 한다고 합리화해 왔다.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두 가지 억설은 <1>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 하나이고,<2> 다른 하나는 시장 원리에 기초한 경제의 세계화와 서구식 민주주의가 이제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세계 질서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워싱턴에는 2001년에도 여전히 북한 붕괴에 대한 기대감이 퍼져 있었다. 평양과의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제네바 합의가 안팎으로 곧 폭발할 빈사 상태의 정권을 떠받쳐 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해리슨)의 판단은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폭발해 산산조각 나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쇠퇴해 지도층의 대변동과 체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꼭 북한이라는 나라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길이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제안한 한민족공동체, 국가연합과 같은 느슨한 연방제 안에 있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남한과 북한이 결국 연방제라는 형식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은 김대중과 김정일의 정상회담 이후 좀더 높아졌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수준을 유지하는 능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어 좋든 싫든 핵무기와 미사일운반 체계를 개발하는 쪽으로 내몰리고 있다. 미군이 철수하면 힘의 진공이 초래되어 19세기 말처럼 이웃 강대국들이 각축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날로 강해지는 중국과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일 미군과 주한 미군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이 남한을 군사적으로 “해방”시킨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답하기 위해 나는 3부에서 세 가지 핵심적 사안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1)냉전 종식 이후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역할이 변화했으며, 남한이 미국의 지원 을 받아 북침하더라도 모스크바나 베이징이 이를 막기 위해 한반도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점이다. 2)북한의 군사적 대비 태세가 심각하게 약화돼 왔고, 그 결과로 전쟁을 오래 끌 만한 능력 이 없다는 점이다. 3)지난 30년 동안 세계를 보는 북한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정전초기 자신감이 있었으나 한.미.일 압력에 흡수를 두려워 하고있다. 북한은 남한이 경제력, 무장 병력의 기술적 우위, 군산 복합체들의 역동성 등을 갖추고 있어 미국의 전투 병력 지원 없이도 장기전을 치룰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김정일은 미군의 주둔이 한반도에 대한 중국, 러시아, 일본의 영향력을 억제한다는 김대중의 발언에 동의했다. 그러나 김정일은 특히 미국과의 적대적 관계 속에서 주한 미군이 현재와 같은 수준과 성격을 영구히 유지하는 것에 대해 백지위임장을 준 적이 없다. 서울의 강경파들이 군비 통제 합의에 가장 중요한 장애물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 평양의 강경파들이 주된 장애물이 된다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빼내는 것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긴장 완화를 봉쇄 하는쪽이 남한이라면 워싱턴이 서울의 인질이 돼서는 않될것이다. 미군이 철수하고 중립화 협정이 이뤄지면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은 이 협정을 통해 한반도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할 것이다. 중립화 과정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발효하고 위기 발생 시 미군 전투부대가 다시 개입할 수 있도록 제한된 비전투 병력이 남쪽에 머물 수 있도록 한다. 전시 작전권을 한국에 넘겨줄 경우 미국의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북한을 침략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나의 결론은 이렇다. 남북한 긴장 완화와 연계되어 추진되는 주한 미군의 점진적 철수는 한반도를 군사적으로 중립화하려는 미국의 중재 활동에 이 지역 국가들이 동의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할 것이다. 남북한은 핵무기나 다른 대량 살상 무기를 제조.배치하지 않고 국제적인 사찰 기준을 수용한다고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고 핵무기를 장착한 선박과 잠수함이 한반도의 항구에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할것이나 워싱턴과 평양이 화해하지 못한 가운데 북한 내에서는 세력 균형의 중심이 핵무기 개발을 지지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핵무기 도입을 찬성하는 쪽은 북한의 위협을 들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한다. 이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협정에 참여한다면 일본 내 여론은 핵무기를 반대하는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나는 북한이 미국의 남한 내 전술 핵무기 배치에 대응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본다. 나는 미국이 1994년 합의 이행에 늦장을 부린 것이 평양의 핵과 미사일 개발 옹호론자들의 입장을 강화시켰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재개에 대해 격노했지만 이는 평양이 일방적으로 4년 동안 미사일 실험을 유보해 왔다는 사실을 외면한 것이다. 평양은 처음부터 미국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의심했고 미국이 합의를 준수한다면 이에 맞춰 최종적으로 핵 선택권을 포기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인 핵 보복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핵으로 무장한 중국과 마찬가지로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도 공존할 수 있다고 나는 판단한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핵으로 무장한 남한뿐 아니라 핵무장한 일본과도 함께 지내야 하는 걸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것은 일본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도쿄 매파들을 견제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주한 미군 없이 현재와 같은 국방비 지출을 계속했더라면 남한은 현재와 같은 생활 수준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1부 북한은 붕괴할 것인가?- * (重商主義~수출은 많게 수입은 적게) 미 국무부는 핵동결 대가로 민간 경수로를 지어 주는 것을 반대하는 비판자들에 대해 경수로를 건설하는데 10년이 걸릴 것인데, “그동안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이 거의 틀림없으며, 그때가 되면 북한은 이미 남한에 흡수돼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스탠리 로스는 “미국의 정책은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맥락에서 입안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아이가 세 살 혹은 그보다 더 어릴 때부터 주 6일 이상을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철저한 조지 오웰식 전제국가이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등록해야 하고 채널이 고정돼 있다. 북한의 민족주의는 김일성에 대한 기억과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노동당이 주민들한테 전체주의적 교리를 받아들이게 할수 있는 까닭을 설명해 준다. 강력한 유교적 전통을 김일성은 이를 의식적으로 활용했다. 김정일은 아버지와 같은 막강한 권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자유화 조처를 취해 나갔다. 그러나 그 조처는 대규모 부패와 부의 불균형을 발생시켰을 뿐 북한 주민들한테 경제 개혁의 이득을 가져다주는 데까지 미치지는 못했다. 북한은 붕괴하기는커녕, 남북간 교류를 통해 경제 체계의 차이가 줄어들고 양쪽 기득권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통일 방안이 나올대까지 존속할 것이다. 북한 주민을 심리적으로 하나로 묶는 것은 민족주의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은 전쟁의 참혹한 고통이 자부심으로 가득 찬 새로운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강대국과 대결해 살아남았다는 데서 오는 자부심이었다. 엔디코드.헤이지먼과 중국 과학자는 1952년 2월과 3월 미군 비행기가 감염된 벼룩과 진드기, 거미 등을 철원, 금화, 평양 지역에 살포했으며 이 때문에 흑사병과 탄저병이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1953년5월 구성과 덕산 저수지 폭격은 농사를 파괴시켜 북한을 천천히 굶겨 죽이려 했다고 증언한다. 북한의 눈에 남한은 다른 나라에 붙어 형제를 배신하고 민족 단결을 깬 배신자로 본다. 북한은 미국과 일본의 음모가 평화 협정의 조건에 대한 워싱턴과의 협상을 교착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고 본다. 자신을 붕괴시켜 남한에 흡수시키려는 지연 전술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민족주의적 상징주의의 핵심 주제는 다음과 같다. 미국은 전략적 이유로 일본이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부활시키려는 것을 돕고 있으며, 미국의 아첨꾼인 남한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본의 침략을 번 듯이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은 남한 정부의 초기 지도자 중 많은 사람이 일본에 협력한 적이 있으며, 북한 지도자들이 항일 빨치산 전사로서 결점 없는 민족주의자들인 것과 대비된다고 주장한다. 김일성은 한국 민족주의 투쟁에 공헌했다고 주장할 만하다.(저자) 주민들이 김일성의 민족주의적 교리를 신뢰하고 따른 것은 그가 냉전 기간 동안 소련.중국과의 교섭에서 북한의 이익을 결연히 지켜 냈기 때문이다. 브루스 커밍스는 “주체 사상은 사상이라기보다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고 했다. 김일성의 아버지는 평양 숭실학교를 다닌 뒤 교회 장로가 되었다. 방북했던 권호경과 헤어질 때 김일성이 이렇게 얘기했다고 했다. “권 목사, 우리는 같이 늙어 가고 있소, 함께 하나님의 나라로 가지 않겠소?” 김일성은 “보편적 평화와 화합을 설교하는 기독교 정신이 인간의 주체적인 삶을 옹호하는 나의 사상과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토니 남궁은 주체 사상이 개인을 강조하면서도 공동체에 헌신하도록 하는 점을 들어 이 사상이 상당 부분 기독교 교리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내가 북한을 방문하면서 본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들은 반미 반일로 치장돼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에 대한 혐오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북한 지도자들은 스스로의 결속을 위해 일본의 팽창주의가 갖는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민족주의를 계속 활용할 것이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남북한 경제 체제의 차이가 줄어듦에 따라 남한에 꾸준히 다가갈 것이다. 김일성은 후원자인 소련에게서 배운 민주 집중제와 과거 전통으로부터 내려온 유교적 가치, 문화적 유산 등을 성공적으로 결합해 전통적인 정치학의 분류법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냈다. 식량 부족은 정치적 붕괴를 초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북한 정권이 희소한 식량 자원을 우선적으로 체제 유지의 근간을 이루는 군과 엘리트 집단한테 배정하였기 때문이다. 북한은 출발 때부터 융통성 없는 중앙집권적 계획, 자본재의 비효율적인 사용, 낮은 생산성, 형편없는 품질 관리, 농민과 노동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재 등 사회주의 경제가 갖는 일반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다. 훨씬 더 중요한 경제 발전의 제약 요인은 남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데서 오는 높은 군사비 지출이었다.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남쪽 노동자들보다는 낮았지만 상당히 숙련된 중국, 베트남 노동자들보다는 높았다. 게다가 외국 회사들은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도 못했다. 고용은 북한 정부를 통해야 했으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본인한테 지급하기 전에 정부가 일부를 떼어 갔다. 나진 선봉이 미지근한 것은 미국의 경제제재로 미국에 수출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개혁파들은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미국, 일본, 남한에 대한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경파들은 워싱턴이나 도쿄, 서울이 북한을 붕괴시키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허튼 생각이라고 몰아세웠다. 워싱턴과 다보스에서 김정일의 대외협력부가 “우리는 세계가 하나의 자본주의로 시장으로 통합되여 온 것을 인정하고 거기에 뛰여들 준비가 되여 있으니 투자 해달라고 강력히 호소했으나 북의 보수파는 가만히 있지 않고 이를 막으려고 전력을 다했다. * <미국내 일부 세력은 김정일을 제거할 경우 강경 보수파의 집권을 우려하기도함> 평양이 아시아개발은행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자 일본은 즉각 이를 거부했다. 김정일과 개혁파들은 크게 당황했다. 2000년 5월 남한이 북한을 아시아개발은행에 가입시키려고 노력했을때는 미국과 일본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 세계은행 대표로 베트남과의 협력 관계를 수립한 바 있는 뱁슨은 프랑스 식민지를 경험한 베트남은 착취 당하는 중에도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고 서구 상업적 관행을 접했으나, 북한은 일본이 원자재와 노동력을 착취해서 바깥 시장경제를 접할 기회를 주지 않아 시장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전혀 모른다고 지적했다. 1998년 9월 김정일이 새 헌법을 만들어 정부 구조를 개편했을 때 많은 관측통들은 새 체제가 군부에 더 많은 힘을 실어 주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 헌법 37조는 “국가는 우리나라<조선> 기관 혹은 기업과 외국의 회사 또는 개인 사이의 합영이나 기업 합작을 장려한다. 경제 특구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기업을 설립하거나 운영하는 것도 장려한다” 김정일은 보수파 당료들이 지배하는 공식 경제 관료 기구를 제치고 자신이 직접 통솔하는 복합기업을 설립했다. 남한의 재벌이나 일본이 자이바스(재벌)가 모델이었다. 김정일은 일본 방문객에게 “집에 컴퓨터가 3대 있고 하루2시간이상 인터넷 검색을 한다”고 했다. 그는 정보통신에 해박한 지식을 갖이고 있다. 2001년 5월 평양은 국제통신위성계획에 가입했으며, 그해 6월에는 조선 컴퓨터센터가 남한의 정보 기술 기업인 비트컴퓨터와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접속 계약을 체결했다. 나는 1998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수십년간의 엄격한 통제와는 크게 대조적이게도, 외국인 거주자들이 자유롭게 도시 곳곳에 차를 몰고 다니고 서로 통화하며 만나는 것을 보았다. 내가 평양 당국은 식량 원조 기구들이 지방의 식량 분배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허가해 줄 것을 요구하자, 210개의 전체 군 가운데 163개 군을 정상적이면서도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인가했다. 시장이 적어도 300개는 더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정일은 노동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면서 식량 부족 사태가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1998년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 리동구 교수는 김일성대학 신문에서 드러내 놓고 이들 시장의 합리성을 주장했다. “농민들이 자유롭게 장사하고 농산물을 팔 수 있도록 하면 생산 열의를 자극할 것이지만” 강제로 이 시장을 폐쇄하면 “음성적 거래의 폐해를 낳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개혁파들은 일단 시장 관행이 자리를 잡으면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에서 부패가 천안문의 비극을 촉발했듯이 북한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다. 평양 당국이 경제 자유화와 외부 세계에 대한 개방을 진행함에 따라 광범위한 경제적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고급주택도 눈에 띠었다고함) 북한에선 보수파들이 남한과의 경제협력이 트로이 목마를 들여오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남한에서도 북한과의 협력 관계를 개척하려 한 사업가들이 있었지만 1988년까지는 무역과 투자가 금지되여 있었다. 대우의 부사장 박춘은 “북한 정부가 모든 노동자들한테 똑같은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 했다. 당분간 중소기업이 북한에 간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믿고있다. 평양이 자본주의 국가들의 사업 방식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방식을 배우려는 과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김정일은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증대시키도록 직접 승인 도장을 찍었다. 북한의 외채는 서방은행의 16억 달라와 연체금 포함해서 40억~70억 달라를 오락가락한다. 미국은 2000년 6월에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기 시작하였다. 사지가 다 잘린 경제적 무능력자라는 식의 정형화된 북한 이미지는 그 곳에 방대한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다. 북한 지질에 대한 예비 연구에 따르면 특히 서쪽 해안을 따라 상당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100억 톤이 넘는 방대한 무연탄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 되고있다. 철광석 매장량은 30억톤, 납과아연은 대략 1200만톤, 텅스텐은232 000톤 마그네 사이트는 60억톤이나 된다. 1990년 오스트렐리아 비치석유, 스웨던 타우르스사, 미국 스나이더 오일, 영국 소고사와 탐사 계약을 맺었다.비치사는 동해안 해저광구에 5억~10억배럴 정도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평양과 안주사이의 숙천에서는 1999년부터 매년 22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한국계 미국인의 컴퓨터 탐지로 안주연안의 서해 해저5광구에 11억7천만 배럴이 확인됐다 1998년 정주영은 “북한 서해에 풍부한 양의 석유가 추정된다”며 북한 지도자가 석유가 발견되면 바다 대신 육상 파이프라인으로 현대 정유소까지 연결하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북한에 석유가 개발되면 노다지를 얻게돼 농업과 공업에 활기를 되찿을 것이다. 김정일은 헌법을 새로 개정해 군부가 노동당 대신 정치적 권위 중심이 되도록 자신의 권력토대로 만들었다. 북한은 이미 군사적 무혈 쿠데타를 겪은 셈이다. 상당기간 김정일은 교체되지 않을것이다. 김대중은 그가(김정일) “지성과 분별력, 개혁 마인드를 갖이고 있으며 상식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타입의 인물” 임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워싱턴의 일상적인 회의 석상에서는 그가 이성적이고 개방적인 일련의 정책을 지원할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새로운 상식이 되었다. 문선명의 베란코트는 “나는그가 매우 이지적이고 예리하면서 명석하고 핵심을 잘집어내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완벽 하리만치 합리적이고 안정돼 있어 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라고 전했다. “경애라는 지도자”라는 호칭을 예로 들어 보지요. 그는(김정일) 그 호칭을 참지 못해했어요. 들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라는 겁니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그런 호칭을 부여한 것입니다. 김정일은 당내 보수파가 <공산주의 정치체제 내에서 이런 왕조적 권력승계가 강요되는 데 대해 분개하였고> 그의 개혁 아이디어를 불신하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는 노동당 조직에 대한 명목상의 지배권을 갖고 있었지만 이 조직에 의존하지 않으려 했다. 북한에 대해 정통한 일본의 와다하루키 교수가 지적했듯이 군 내부에서 덕망이 높았던 이들의 사망은 북한이 “유격대 국가”에서 “정규군 국가”로 이행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자신(김정일)을 쿠데타로부터 잘 보호되고 있는듯한데 매부 장성택이 권력의 민감한곳에 그동생 장성우가 평양 관활부대중 하나 지휘, 다음 동생 장승길 장군도 평양 관활 부대 지휘하고 있고, 유일하게 알려진 체제 반란은 1995년 함경북도의 제6군단의 일부 부대들이 일으킨 것인데 그곳은 식량위기로 피해를 입은 곳이다. 김정일은 1998년 9월 새 헌법을 공포하기 전에도 소리 소문 없이 노동당 군사위원회를 중앙위원회와 동등하게 대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새 헌법이 공포되자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해 국방위원회에 최고의 권위를 명시적으로 부여했다. 1999년 6월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두 공식 기관지는 공동사설을 통해 선언했다. “군을 우선시하는 것은 현 시대에 완벽한 정치형태이며... 혁명 과정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지도력 형식이다. 우리의 혁명적 철학은 군이 바로 당이며 인민이며 국가라는 것이다.” 김정일은 1997년 노동당 총비서를 맡을 때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정식으로 선출된 것이 아니라 각 도당의 집회와 군부에서 지지를 선포하는 형식으로 추대되었다. 이는 김정일이 노동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가 1998년 새 헌법 체제를 구축하기로 작심한 것도 개혁을 반대하는 당의 강경파들과의 투쟁에서 자신의 위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 언론사 대표가 노동당이 남한에서 공산주의 혁명을 요구하는 규약을 개정 할것인가? 물을때 김정일은 “노동당 규약은 1945년 해방직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많은 급진적이고 호전적인 표현들을 갖이고 있습니다. 노동당 간부중에는 주석(김일성)과 함께 일한 사람이 많아 고령 인사들도 많습니다. 규약을 쉽게 고칠수 없는 것 이유는 그런것 들입니다.”고 했다. 1997년 인터뷰에서 리남옥은 북한에 변화의 징후들이 많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지적했다. “그는 바깥 세상이 자신을 지원하고, 스스로 그런 변화 때문에 위협을 느끼지 않을 정도라고 느끼면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신호는 1997년 8원 15일 광복절에 보냈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북한의 적이 아니라” 고 선언했습니다. 우리의 역사와 인민들의 정서를 안다면 이런 발언이 얼마나 힘든지 인정 할거예요 지나치게 빨리 개방하면 좋지 않습니다. 갑자기 모든 것을 개방하면 그 엄청난일 들을 어떻게 감당 하겠습니까? 미 국무 페리는 1999년 북한은 잘통제되고 있으며 이 체제가 붕괴 한다는 가정은 분별없는 것이다. 북한 정부와 교섭을 해야 한다고 했다. -2부 통일, 미뤄진 꿈- 한국의 군사 정권은 일본의 자이바스 모델을 흉내내 “재벌”로 알려진 한국형 거대 복합 기업을 육성했고 이들을 통해 수출 주도형 경제를 추진해 놀라운 도약을 주도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서독이 동독을 갑작스럽게 흡수했을 때보다 비용이 덜 들도록, 북한이 점진적이면서도 “잘 관리된” 상태로 붕괴되고 흡수될 수 있는 정책을 추구했다. 김대중은 1998년 집권 이후 이런 접근법을 거부했다. 그는 북한의 붕괴는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남한에게 바람직한 일도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북한과 문화적.경제적.정치적 관계 개선을 추구했다. *북한의 관점에 따르면, 연방제는 북한의 안전을 확보해 줄 것인데, 통일의 조건에 대한 공동 협정이 만들어질 때까지 서로 다른 체제를 가진 두 개 국가로 공존하는 것을 제도화해 한쪽에 의한 다른 한쪽의 흡수를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대중이 추진해 온 경제 관계 개선을 수용하는 데 왜 그렇게 조심스럽고 선택적으로 움직였을까? 이는 두 가지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2000년 6월의 남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남한에 대한 불신이다. 다른 하나는 냉전 이후 옛 소련과 중국의 경제적 지원중단과 외교적 고립 때문에 생겨난 방어 심리다. 이 두 요인은 북한이 왜 이산가족의 재결합 제의까지 거절해 왔는지도 설명한다. 북한은 이 제의가 인도주의의 발로가아니라, 남한 쪽 가족들의 풍요로움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에 사회 불안을 유발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한과 북한의 생활은 “한”이라고 알려진 민족적 슬픔과 비애로 가득 차 있다. 남한의 한 신학자는 “작고 약한 민족이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주변 강국들의 악행을 원망하면서 쌓은 분노와 울분”을 한으로 규정했다. 남한에선 북한이 경제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연방제라는 타협책 없이 멀지 않은 장래에 자신의 방식대로 통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화되어 왔다. 그러나 북한 경제가 안정되고 남한에서 정상회담으로 촉발된 민족주의자들의 압력이 커지면 연방제의 분위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한시해는 “남한을 공산화시킬 의도도 능력도 없다”는 말을 여러번 되풀이하면서 그 근거를 새롭게 밝혔다. “우리가 남한 자본주의 체제를 공산주의 체제로 바꾸려는 것은 전략적으로 바라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남한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많은 나라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김일성이 1993년 4월에 발표한 「조국 통일을 위한 전민족 대단결 10대 강령」을통해 통일정책에 대해 마지막으로 명확하게 언명했다. 김일성은 이 강령에서 이미 제안한 연방제는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고 개인 및 조직의 자본과 재산, 외국 자본과의 공동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1960년 이승만독재가 붕괴되고 선거를 통해 민주적인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과감해진 개혁주의자들과 호전적인 반공주의자들 사이에 대립이 극단화되었고 이는 1961년 군사 쿠데타의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2003년 7월 현재의 남한의 노사관계와 일부 언론의 의도적 이념 대립의 유도에 우려가 일고있다.) 박정희는 국가보안법 제정을 통해 남북 화해를 옹호하는 세력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김대중의 새 정책의 핵심은 정경분리 원칙이었는데, 남한의 기업들이 남과 북의 정치체제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과 경제적 관계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였다. 김대중은 이런 접근법의 효과가 점진적이고도 장기간에 거쳐 나타날 것으로 보았다. 북한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속도에 맞춰 체제를 변형시키려 할 것이고, 이런 작업을 정치적 통제력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만 진행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북한이 보기에 “햇볕정책”은 체제를 전복하려는 뻔뻔한 시도이자 그 교활함에 있어서는 이전보다 훨씬 위험한 것이었다. 이산가족 상봉조차 인도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남한 가족들의 부유함을 과시하도록 해 불만의 씨앗을 뿌리려는 시도로 믿고 있다. 당시 남한 정부가 제안한“국가연합 단계는 연방제와 비슷하지만 “화해와 협력이라는 전 단계를 거친 뒤 진입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생각은 연방제 단계가 그 자체로 하나의 화해.협력이고 특별한 준비 기간 없이 즉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썼다. 김대중은 공적인 자리에서나 사적인 대화에서나 오랫동안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대북 접근에 있어 지적인 일관성을 보여 왔다. “햇볕정책”은 30여년에 걸쳐 숙성된 것이다. 1972년 나와 해리슨 솔즈버리가 한국전쟁 이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부터, 그는(김대중) 나와 북한 문제에 대해 대화해 왔다. 이후 스물세 차례에 걸친 자유로운 의견 교환 과정에서 그는 나를 자신의 정책적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상담역으로 활용했다. 내가 김대중을 만난 1998년 5월은 한미 정상회담 한달전인데, 그에게 내의견을 보태기 위해서다.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한미정상회담과 동시에 또는 그에 앞서 북.미 관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며, 이는 비전략적인 무역 부문과 투자에 대한 제재를 푸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그에게 납득시키고자 했다. 이에 대한 논거는 세 갈래이다. 1)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없이는 남한과 어떤 형태의 대화에서도 협상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2)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2항은 제재의 완화를 규정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3) “햇볕정책”과 관련해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한의 기업들이 그런 제재 완화를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인데, 미국의 대북 경제 제재가 북한에서 생산된 상품의 대미 수 출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남은 김대중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비애국적인” 교섭을 하고 있는 것과 통일 이후에도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그가 연방제 문제에서 강경파에 포위돼 사실상 “항복했다” 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김대중은 합리적이고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답해 주었다. 북한은 경제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한 김대중의 입장에 놀라움과 함께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 회장의 금강산 관광 사업을 지원한 것 또한 북한 사람들에겐 경제 제재 해제 문제 못지않은 선의로 받아들여졌다. 경화(현금)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한 것에서 특히 그랬다. 김대중은 북한이 내부적 어려움으로 연방제를 추구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양쪽다 조심하며 진전을 이뤄야하고 내임기안에 이루어지지 않어도 여전히 우리의 목표 여야한다고 했다. 리영희 교수도 북에서 “남북이 교류하기 이전에 경제 안정을 시키고 미.일과 관계를 정상화 시키고 싶어한다”고 했다. 임동원은 북한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본 결과 그들이 연방제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안보에 대한 불안 때문에 “햇볕정책”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의미 있는 남북 대화에 나오길 머뭇거렸고 때로는 아예 대화에 응하지도 않았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게된것 중의 하나는, 미국을 움직여 대북 경제 제재를 해제하도록 할 것이라는 계산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클린턴이 공화당의 항의를 무시할 수 있는 정치적 방패막이를 제공했다.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완화와 테러 지원국 명단 제외라는 두 조처는 미국.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북한이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구에 가입할 수 있는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었다. 김대중과 김정일은 모두 자신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내부 강경파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부시는 겉으로는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의미 있는 포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2001년,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으로 남북 철도 연결 같은 중요한 사안의 둘파구가 막혀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평양 당국은 군사적 도발을 피했고, 중요 사안에 대한 남북간 협력은 조용하게 계속됐다. 예를 들어 2001년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남북 기업간 생산 계약을 제도화하는 법을 만들었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남북 종단 철도의 연결에 관한 러시아와의 협상도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진전되었다. 2001년 10월 북한은 남한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서시베리아의 코빅틴스크에서 중국을 거쳐 북한과 남한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계획에 대해 조사하도록 허용했다. (2003년6월 27일(?)경 경의선 철도가 연결되었다.) 1999년 남한의 합작기업들이 제공하는 장비와 원료를 이용해 북한 기업이 처리하는 위탁 가공이 늘어났다. 김대중 정부는 과거 시행되던 사실상의 투자 상한선(1천만 달러)을 폐지했다. 정상회담 이후 첫해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한에서 조립 생산한 텔레비전 수상기 판매를 시작했고 한빛은행은 남한의 상업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에 지점을 개설했다. 남북 합작 사업의 일환으로 “한마음”담배가 평양에서 생산돼 남한에서 1년에 800만갑, 북한에서 2천만 갑 판매를 목표로 마케팅에 들어갔다. 남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좀 곤혹스런 사례로는 김정일 측근 인사들이 북한 젊은이들의 주말복으로 나누어주게끔 청바지 3만벌을 기증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청바지는 북한에서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금지돼 왔다. 남한의 닉스회사는 닉스 상표를 붙인다는 조건으로 1만벌을 약속했고 추가로 보내주기로 했다. 남한은 1998년 10월 이전까지 북한 방송을 수신할 수 없도록 방해 전파를 발산해 왔다. 이후 남한의 텔레비전 방송국이 비정치적인 드라마를 위성으로 수신해 검열 없이 방송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고 개인들도 위성 접시와 컨버터를 설치해 북한 방송을 가정에서 수신하는 것이 합법화되었다. 그러나 보수언론의 질타를 받었다. 김대중은 국가보안법에서 가장 “독소적” 조항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개정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공동 정권의 파트너인 김종필 총리가 야당과 합세해 개정안을 부결시켜 버렸다. 김대중은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하겠다고 오랫동안 다짐해 왔다. 그러나 공동 정권 파트너인 김종필과 국회. 관료. 경찰. 정보 기관의 반대 때문에 손대지 못했다. 북한은 지난 50년 동안 연방제와 같은 “공정한” 형태의 통일을 향한 조처들에 대해서만 협상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남한에서는 모든 색깔의 논의들이 남북 대화에 반영돼 왔다. 북한은 정부간 대화를 배제하지 않은 채 남북연석회의를 반복해서 제안해 왔다. 서머스는 남한의 노동시장에 빈틈이 없는 한 남한 기업들의 남한 내 비숙련 노동자의 이익을 해치지 않고 북한의 저임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앞으로 수십년 내에 남한의 비숙련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통일인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남한 노동자들이 통일국가 내에서 북한의 저임금 노동자들과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제 사회가 한반도의 통일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 통일 한국에 대해 좀더 큰 융통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 무역 협상의 현재 분위기를 살펴보면 통일 한국에게 유럽 공동 시장이나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이 확실하게 보장될 것 같지는 않다. 분단 50년 동안 남과 북 사이에서는 실제로 사회, 문화, 언어, 경제 부문에서 뚜렷하게 차이들이 생겨났다. 이런 사실을 체념하고 받아들일 때까지 남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마비 상태일 것이고, 민족 정체성의 상실을 슬퍼할 수도 없을 것이며, 그래서 결국 이를 회복하기 위해 연방제와 같은 현실적 조처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연방제는 거창한 아이디어처럼 들린다. 그러나 연방제란 단순한 것이다. 남북이 서로 외교적으로 승인함으로써 발생하는 법률적 분단을 피하면서 한반도에 사실상 존재하는 분단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해방후 미국사령관 하지 중장의 조선인민공화국에 대한 평가는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몇 명 안되는 한국인 조언자들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생래적으로 보수적인” 선교사 구룹 쪽에서 급히 충원된 이들은인공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빨간딱지를 붙였다. 한일협정 반대운동의 예로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친한. 친북. 중립적인 인사들이 함께 모인 도쿄 집회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일본 총독부 정무 총감이 여운형과 항일 운동가들로 구성된 과도정부에 항복했을 때 한반도는 훌륭한 단일 정부를 세울줄 알았지만, 한반도를 찢어서 나눠 가질 것을 고집한 소련과 미국이라는 나쁜 친구들 때문에 모든 상황이 결단났다고 집회 참석자들은 의견을 함께 했다. 이승만 정권의 국무총리 가운데 한 명이었던 백두진은 “델레스 국무장관의 육성으로 듣는 역사 프로젝트”를 위한 인터뷰에서 두 정상 간 대화 의사록의 미국 쪽 초안에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통일에 대해 지지를 다짐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이승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라는 문구를 고집했다고 말했다. 이승만이 1954년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민수용 석유 공급까지 중단하며 결정을 강요할 때까지 6개월 동안 의사록에 대한 서명을 거부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박정희의 5.16 군사 쿠데타 주역으로 두 차례나 국무총리를 지낸 김종필은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38도선과 1953년 정전협정이라는 우리 민족의 쌍둥이 재난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래 남한에서는 이 조약의 핵심 조항인 남한군에 대한 미군의 작전통제권이 일차적으로 “북진”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 채워진 “자물쇠” 라는 인식이 유지되어 왔다. 미국은 변함없이 한반도를 미.일 관계의 보조적 요소로서 간주하는 경향을 보여 왔으며 그런 경향은 미국의 동기를 평가하는 남북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일본군에서 복무했던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새로이 조선경비대를 창설했다. 1948년 육군으로 개칭하면서부터는 2차 대전에서 살아남은 20명의 일본 육사 출신 장교들을 군 최고위직에 임명했다. 1985년 10월 17일 장세동 안기부장과 박철언 안기부장 제2특보는 김일성과 만나 전두환의 방북에 이어 김일성이 방남하는 상호 방문 형식의 정상회담에 합의했다. 그러나 1998년에 박철언이 밝힌 바에 따르면 전두환은 “미국의 압력을 받아” 정상회담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1992년 3월 31 평양을 방문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공항 도착 성명에서 유감 표명까지는 아니었지만 북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공감을 나타냈다. 미국의 공식 발표에서도 이것은 당연히 담겨야 할 내용이다. “한민족의 통일은 냉전에 희생됐습니다. 당시 미국과 소련 사이에 존재했던 경쟁 때문에 38도선으로 한반도를 갈라놓는 결정과 타협이 이뤄졌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미군 철수할 경우 남한은 이에 대응해 자체 전력을 증강하려고 하지, 북한에 화해적인 자세를 취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닉슨 독트린에 따른 미국의 단독 철군 이후에 핵무기 개발에 나섰던 박정희를 예로 든다. 그러나 냉전기 박정희가 직면했던 끊임없는 남북간 적대 상황과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열린 탈냉전의 화해 분위기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1998년 5월 7일 김병홍 북한 외교부 정책기획 국장은 나에게 “한반도는 러시아, 중국, 일본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우리는 미군 철수가 지역 차원의 세력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 합니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게 된다면 일본이 즉각 재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전날 김영남 외교부장은 “우리가 연방제로 통일되면 미국은 남북한 모두에게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겁니다.” 당시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정무참사 한성렬은 “어떤 상황에서는 미국의 정책에 따라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미군이 주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3부 미국의 탈개입을 향하여-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PBS 뉴스 아워 앵커 짐 레러와의 인터뷰에서 1999년9월17일“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원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첫 번째가 억지력 확보, 즉 안보이다. 북한이 누구를 억지한다는 것인가. 그건 바로 미국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북한에게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북한은 우리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했다. 미국이 적대적 역할을 끝낸다면 북한도 군비 통제를 협상할 일정한 과도기 동안에 미군이 변형된 형태로 계속 주둔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미군 반대론자들은 미국이 군비통제에 대한 양보를 보상받지도 못하고 결국 한반도에서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북한이 비대칭적인 철수에 응할 태세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남한이 협정을 맺기 위해 필요한 미군의 재배치나 철수에 반대한다면 미국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난다면, 현재 “인계 철선(trip wire)” 전략 아래 미군은 아주 초기 단계에서 부터 의도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다. 1996년 임동원 당시 아태평화재단 사무총장은 “미국이 작전통제권을 이양해야만 북한이 남한을 존중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작전통제권이 우리 손에 넘어오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하고만 접촉하려 할것이고 남한은 배제하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한 내의 지배적인 견해는 미국의 작전통제권 이양이 미군 철수의 전주곡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미국 쪽은 미국이 남한을 꽉 붙들어 매놓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분쟁에 말려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정책을 끌어가고 있다. 1994년 6월 2일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하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3일 북한 외교부는 “유엔 제재를 즉각적인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고 반발했다. 서울의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 대사와 럭 미군 사령관은 상황이 매우 위험하게 돌아가자, 1994년 6월 15일 본국의 공식적인 훈령을 기다리지 않고 긴급 소개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회동했다. 레이니 대사는 당시 남한을 방문해 체류중이던 자신의 딸과 세 손자들에게 이틀 뒤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미군과 남한군이 실제 교전 발생에 대비해 예비적으로 이동하는 “교전 발생 전 단계”에 대해 언급한 작계 5027-92와 같이 에이어즈 중장이 제시한 작계 5027-92의 수정 계획은 “북한군의 남침 전 단계, 초기 침공의 저지, 역공을 위한 재편 그리고 대규모 북한 침공” 이라는 미군과 남한군과의 4단계 작전을 추가로 담고 있다. 작계 5027의 정확한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에이어즈 중장을 포함한 다양한 군 취재원들과 대화해 본 결과 그 브리핑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교묘하게 계획된 심리전 연습이었다는 시사를 받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른바 “핵 공갈”에 무한정 질질 끌려 다니기보다는 미군 철수를 동반한 선제 공격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신문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달빛정책”이라고 조롱하고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포용 정책을 질책하면서 “미 행정부가 바뀔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문의 예언대로 공화당이 집권했다.) 미국과 북한 간의 1994년 핵동결 합의 3조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공식적으로 보장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양쪽은 아직도 이 문구에 대해선 합의하지 못했다. 나는 1부와 2부에서는 북한이 경제적 생존 문제에 여념이 없으며 미국과 남한의 침공을 두려워하고 있고 남한을 군사적으로 해방시킬 능력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은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열거하면서 “연료와 부품 및 기타 보급품 조달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문제점으로 인해 <북한이 남한에대한>어떠한 공격도 참담한 실패로 끝날 것이 거의 확실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미 국방 정규 평가국 개스킨은 하루 2천만 발의 고성능 포탄을 쏟아 붓는 북한군의 포격으로 미군과 남한군의 방어에 큰 틈새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았다. 미군 증원 부대가 도착하기 전에 북한군이 부산까지 신속하게 진군하는 길을 연다는 것이다. 1999년 남한의 「국방백서」는 북한이 이미 사정 거리 1,500km의 마시일을 배치했고 “이들 미사일이 생화학 무기를 장착한다면 대량 살상 무기들이 남한에 파멸적인 위협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과 남한군이 북한 지역에 대한 역공에 들어가면 핵 보복을 위협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북한이 남쪽으로 진격하는 대신 비무장지대를 남북의 경계로 하는 평화 협정 협상을 제안할 것으로 본다. 2000년 2월 28일 나(셀리그 해리슨)와 나눈 대화에서 임동원은 국방백서에 북한이 화학무기 사용에 나설 것 이라는데 대해 “도대체 어느 곳에서 화학 탄두가 미사일과 함께 사용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국방백서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제임스 그랜트 퇴역 준장은 북한이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는 목적과 동기로 네 가지를 들었다. “체제와 국가의 생존, 외부로부터의 존경심과 행동의 독립성, 내부적 변화의 성격과 속도 조절,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 아래서의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것이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 한미연합 야전군 참모장이었던 존 밴슨 퇴역 준장은 전쟁 발발시 사상자가 발생 할것이 확실한 문산,철원에 미군을 배치한 것은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풍부한 나라에 미 보병을 계속 유지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순전히 정치적인 고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한이 현재의 전방 배치 전략의 변화를 반대하는 결정적 요인은 미군의 인계 철선이 미국의 개입을 보장하는데 절대 필요하다는 믿음이다. 이 선으로부터의 어떠한 제한적인 후퇴도 추가적인 후퇴로 연결돼, 궁극적으로 미군의 완전 철수로 귀결될 긴장 완화 협상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북한은 미국이 외국 군대의 궁극적인 철수 “원칙”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미국의 역할을 성실한 중재자로 재정의한다면, 특정 기간 내의 완전 철수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은 자국산 군사 장비를 구입하도록 유인하기 의해 의도적으로 남한 기업들한테 방위산업 생산 기술을 이전해 왔다. 1970년부터 1990년까지 남한의 전체 국방비의 거의 3분의 1 이 방위산업에 투여됐다. 1999년 현재 남한에 83개의 방위산업 관련 계약업체 130개의 공장에서 319개의 방위장비를 생산하며 소화기(小火器), 탄약,박격포,탱크,포,경비정,차량등은 자급의 상태이다. 그러나 제3국에 수출은 금지하고 있다. 미국 관계사들은 남한 기업의 제3국 수출에 대한 허가를 내주게 되어 있는데 남한의 한 연구 보고서는 미국 회사들이 겨우 7건에 1건 정도만 허가를 내준다고 지적했다. 많은 미국 기업들은 남한의 방위산업체들이 결국 자신들의 경쟁자가 될 것을 우려한다. 북한이 핵무기 선택권을 갖고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자 타개하기 힘들 것 같던 교착 상태에 근본적인 변화가 초래되었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과의 관계를 정상화 하고 남북한 간의 성실한 중재자로 역할을 전환한다면 10년 또는 그이상의 과도기 동안이라도 감축된 미군의 주둔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남한의 민족민주 세력은 자주성의 원칙에의해 미군주둔 반대를 할것이다.) 1993년 115억 달러에 이르는 남한의 국방비가 GNP의 3퍼센트였던 데 비해 북한의 국방비 56억 2천만 달러는 27.4퍼센트에 달했다. 이후 북한은 군비 지출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GNP가 급증하는 남한보다 훨씬 많은 몫을 지속적으로 국방비에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군사력을 노동력으로 돌리기위해 상호 병력 감축에 초점을 맞춰왔다. 김일성에 따르면 조절위 남쪽 대표였던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아무리 노력해도 병력 감축 논의에 대해 우리 군부를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과정을 촉진할 것이란 믿음에서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응이 압력 강화로 나타나자 북한은 합의서 이행을 뒤로 미뤘다. 남한의 군비 감축을 북한보다 덜 시급한 것으로 만든 요인은 미군 주둔이다. 그러나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점은 현재 군사비로 지출되는 자원을 민간 복지 수요로 돌릴 경우 남한 인구의 대다수인 중간 이하 소득층이 큰 이득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북한에도 군산 복합체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 병력감축은 북한의 강경파에게 인기가 없다. 국방비 삭감 압력은 우파 쪽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좌파 쪽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등 다양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 병력 감축 조처가 경제 부문에 끼칠 영향에 부심하는 정부 내 테크노크라트로부터 병력 감축에 대한 저항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해 볼 만하다. 오히려 그런 저항은 이로 인해 이익이 감소되는 방위 관련 사업자와 직업과 수당을 잃을까 염려하는 군부 엘리트들에게서 나온다. 통일된 한국이 우세한 위치에서 일본 및 중국과 대치할 수 있도록 남북한이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 매파적 전략가들도 이에 저항하고 있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느끼는 군사적 위협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에게 올린 보고서에서 북한과의 안보 대화를 권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페리 보고서는 경제적. 정치적 유인책만으로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야망을 포기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가정했다. 쌍방 병력의 후퇴에 대한 북한과의 협상에서 주요 논란거리는 앞서 남쪽이 강조한 비대칭성의 원칙에 관한 것이다. 서울이 비무장지대에 너무 근접해 있기 때문에 거리상 동일한 대칭적 후퇴를 할 경우 남한군과 미군은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쌍방이 25마일 후퇴 하기로 할 경우 남한군과 미군은 서울 북쪽의 외곽에 머물게 될것이다. 남한군과 미군 장성들은 적군이 기존의 전방 진지에 남는 편이 쌍방이 동일한 거리를 후퇴하는 경우보다도 더 많은 “경고 시간”을 가지게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북한군이 남한군보다 더 물러서지 않는다면 서울의 위치 때문에 남한과 미국이 후방 배치를 받아들일 수없다는 것이다. 북한군이 얼마나 더 물러나는가가 관건인 것이다. 1994년 6월 17일 김일성이 지미 카터를 만났을 때 비대칭적 후퇴를 인정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카터는 김일성은 나에게 남한의 기습공격의 두려움을 강조했다. 1982년 리스카시 당시 주한 미군 사령관이 남한군과 미군의 일방적인 후퇴를 제안했을 때 남한 지도자들은 전방 배치가 남한과 미국의 결의의 상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물러섰고 1만 5천 명의 미군 병사들이 여전히 북한군 포대의 “밥”으로 남아 있다. 이는 군사적 이유를 우선시 하기 때문이 아니라, 남한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다. 일방적인 후퇴를 논의할 때 동맹국의 의사를 존중해 주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북한까지 쌍방의 비대칭적 후퇴에 동의하는데 남한이 이를 거부한다면 미국은 1953년 정전협정을 두고 이승만 정부와 대치했을때처럼 남한과 숙명적인 한판 대결을 벌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공개적인 군사 원조 공약으로 남한을 매수하는 대신 남한이 협조할 때까지 미국의 군사 무기와 기술 판매를 전면적으로 금지시켜야 할 것이다. 남한의 국방부 정책기획 국장인 차영구 중장은 “쌍방 후퇴는 단순하게 봐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일이다. 병력 재배치도 관련 당사자에게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상호 후퇴 구상에 찬물을 끼얹었다. 나는 1995년 9월 29일 북한의 강석주와 단독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비무장지대로부터의 후퇴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자 그는 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면서 “내가 그런 것을 입밖에라도 낸다면 군부 쪽 동료들이 나를 이렇게 할 것입니다. 당신네 병력, 특히 공군을 철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말이오”라고 말했다. 군비 통제 및 주한 미군 장래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미국이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지, 즉 군사정전위원회로 상징되는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성실한 남북한간 중재자라는 새로운 역할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적으로 좌우될 것이다. 미국의 분쟁 개입에 다수 나라가 개입하고 있는 듯한 외양을 제공해 왔던 유엔군 사령부는 이제 미국이 단독으로 맺고 있는 방위 공약을 속이기 위한 가리개에 불과할 뿐이다. 북한은 1994년 핵동결 합의 때 당연히 종식되었어야 할 적대 관계의 상징으로 군사정전위원회와 유엔군 사령부를 지적했다.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의 리찬복 상장은 “우리는 평화도 아니고 전쟁도 아닌 어중간한 지점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방어 태세를 풀고 군비 통제를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말했다. 냉전 기간 북한은 긴장 완화 조처의 선행 조건으로 미군의 전면적 철수를 주장했다. 그러나 냉전 종식 이후 북한은 미군 철수를 긴장 완화와 연계해 진행할 수 있다는 원칙을 받아들였다. 북한은 요즘에는 미군이 남한 방위의 제한된 임무에서 한반도에서 어느 일방에 의한 공격을 억지하는 새로운 역할로 임무를 확대한다면 무기한의 과도기간 동안 주둔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과도기 동안 한미상호 방위조약도 효력을 가질수 있다는 것이다. 리찬복이나 평양의 북한 관리들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미군 주둔 그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 적대 자세와 남한과의 일방적 군사 동맹에서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군사정전위원회를 남북한과 미국이 동등한 지위를 갖는 3자 “상호안전보장위원회” 로 대체할 것을 희망한다. 1994년에 이르러서야 남한 내의 민족주의적 압력 때문에 평시 작전통제권을 되돌려 주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자동적으로 이를 다시 갖게 되어 있다. 바로 이 점이 북한이 미국을 주적으로 간주하며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북한이 남한을 배제 시키고 북.미 평화협정체결 요구는 배제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미국을 배제한체 남.북간 협정체결을 하라는 역 제의도 비현실적이다. 미국과 남한은 남한군이 유엔군 사령부 지휘 아래 싸웠기 때문에 사실상 정전협정 당사자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펴는 이들은 미국이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마크 클라크 장군이 미국 장성이긴 하지만 미국이 아니라 유엔군 사령부를 대표해서 정전협정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승만 대통령이 서명은 안했지만 막판에 협정을 준수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서명과 똑같은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야기이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마침내 체결됐다. 그해 8월 27일 미국은 남한과 상호 방위 협정에 조인했다. 협정은 오늘날 까지 유지 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