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난 2월 19일 전교조와 사회인권단체들은 귀 위원회에 교육행정정보화시스템(NEIS)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귀 위원회는 NEIS의 인권침해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NEIS의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서 별첨과 같이 의견서를 제출하오니 귀 위원회의 결정에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끝-
▣ 별첨 - 의견서 1부
참여연대 대표 박상증·최영도
<참여연대>의 NEIS 관련 의견서
전국단위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하 NEIS)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현재의 상황은 매우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됩니다. NEIS의 인권침해요소를 해결할 의지 없이 무작정 시행부터 하고 보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태도는 국민의 기본권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행정편의주의만을 내세우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은 NEIS의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합리적 수준의 해결방안을 강구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러한 노력에 대하여 성실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NEIS에 대하여 인권이라는 대명제를 근거로 그 적합성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일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과 많은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NEIS의 인권침해적 요소와 추진과정의 비민주성 등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1. 현행 NEIS는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 나아가 대다수 국민의 기본적 인권-프라이버시권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정책이라는 것은 행정편의 또는 기업이윤추구라는 목적의 뒷전으로 밀리면서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교육부가 현재 추진 중인 NEIS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NEIS로 이관되는 개인정보는 81년 졸업자 이상의 개인정보이므로 실제로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해당된다-의 개인정보를 일괄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통합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관리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인권 의식이 지극히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행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를위한법률」은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는 그 수집목적에 맞는 범위에서 수집·보관·이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한 OECD가이드라인도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시 정보주체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와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행정서비스라는 명목하에 민감한 개인정보까지도 모두 포괄하여 수집하며, 다른 행정기관과 공용할 수 있도록까지 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무/학사/보건 분야의 개인정보는 교육부에서 수집·관리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들입니다. 교육부는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목적이외의 용도로 사용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현행 법률까지 위반하고 있습니다. 오직 정보화라는 미명하에 개인정보수집의 기본적 원칙까지도 무시하면서 NEIS를 강행하는 것은 소위 정보인권이라는 현대사회의 중요한 인권요소를 국가기관이 처음부터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을 들게 합니다.
따라서 NEIS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행 NEIS 시행을 유보하고, 프라이버시 침해위험이 높다고 지적되고 있는 교무/학사/보건 영역을 삭제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NEIS를 프라이버시보호라는 관점에서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교육정보화와 관련된 이해 당사자(학생, 학부모, 학생. 시민사회단체 등을 포함)가 참여하고 민주적 방식으로 운영하는 교육정보화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합니다.
2. 교육부는 교육주체들의 참여 및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방식으로 NEIS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사회 각계각층 및 당사자인 교사, 학생, 학부모가 NEIS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교육부는 교육정보화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시민사회단체의 민주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과 가장 큰 인권침해의 당사자인 학생대표들을 배제하는 등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의 구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위원회를 구성하여 반쪽짜리 회의를 강행하고 마치 민주적 합의 과정을 거친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적 절차와 합의를 거치지 않고 진행된 위원회는 결국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던 부분에 대해서 어떠한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NEIS 시행을 결정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교육부는 이 위원회 결정을 NEIS 강행의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보여준 이와 같은 비민주적인 과정은 행정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하며 처리하는 절차상의 민주주의를 무시한 것이며 결과적으로 정보 주체인 국민이 배제된 행정정보전산화가 이루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결과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가 항상적으로 유출될 위험을 안게 되며,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하여 발생하게 될 개인적인 손해는 물론이려니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치르게 될 사회적 비용은 결과적으로 국민이 지게 될 것입니다.
이상의 이유로 참여연대는 현행 NEIS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현명한 판단과 조치를 기대합니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