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회시작시간인 6시가 되어가는데,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점 거세어지며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예정된 촛불집회를
준비하기 위해 물품을 실은 차량과 준비팀은 속속 명동성당 들머리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계획대로라면 6시부터 백만인 서명운동, 선전전, 기획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었는데.... 굵은 빗줄기가 예정된 많은 행사를 어렵게 만드는 가운데, 모든
행사가 발언위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사전행사로 마련된 길거리 특강을 시작으로
6시 30분경 사전집회가 시작되었다.
청소년의 힘 김선미 학생의 길거리 특강:
모 통신사에서 유치원이나 학원,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등.하교
여부를 부모의 휴대폰으로 통보해주는 서비스 제공 계획 발표하였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이제 점점 많은 우리의 생활이 전산화되어 기록으로 남게 되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추세가 점점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대세 속에서 청소년은 자기 정보에 대한 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 위의
서비스에서도 기록되는 정보의 주체는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신청은
교육기관이 하도록 되어있다.
이런 모순된 구조는 학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학생기록부나 건강기록부에
집적되는 것은 우리 청소년의 정보이지만 결정권은 학교장이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갖고 있다.
이것이 정보화 사회속에서 청소년의 정보인권이 무시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
현재 학생들은 정보에 대한 결정권은커녕 학교 안에서 자기 정보가 어떻게
집적되고 관리되는지조차 모른다. 12년 제도교육을 받는 기간 중, 고3이 되었을
때에야 입시용으로 학생생활기록부를 좀 더 자주 확인할 수 있을 따름이다. 이러한
무지는 인권침해의 여지를 제공한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우리 학생들이 본인의 정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학내에서 정보가
집적· 관리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부당하게 집적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대리인으로서의 학부모는 본인이 자기 자녀의 정보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부모로서 자녀의 생활을 궁금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그
방식이 감시의 성격을 띄게 된다면 인권침해의 공범이 되는 것이다. 편리함을
무기로 앞세우는 자녀생활 "전산화" 서비스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청소년
인권침해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
교사는 학내 청소년 정보집적의 실무자인만큼 학생인권의 측면에서 정보의 소통을
바라보고 부당하게 집적되는 정보를 삭제하도록 함께 싸워야 할 것이다.
교육 3주체가 함께 연대해서 정보화 사회 속에서의 학생인권유린에 맞서 싸울 때,
학생의 온갖 정보를 수치화, 계량화 시켜서 인격을 짓밟는 이 현실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의중 엄청나게
많은 비가 계속 쏟아져 내렸으나 그럼에도 꿋꿋하게 발언해 준 첫 번째 연사에게
모든 참석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길거리 특강이 끝나고, 참석자들에게
'정보인권' 뺏지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으며, 곧이어 본 집회가 시작되었다.
천주교 인권위의 상임활동가 김덕진씨의 사회로 본 집회 시작.
첫 번째 발언자는 참교육을위한 전국학부모회 최선희 사무처장.
상반기에는 정보인권에 대한 올바른 의미 정립을 위해 논란과 논의가 있었다.
상반기의 투쟁은 전교조의 가열찬 투쟁으로 진행되었는데, 참학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힘있는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백만인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자.
힘있는 발언이었다. 앰프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아 잘 들리지 않고 끊기기도 하는
중에도 열기만은 더해 가고 있었다. 약 60여명으로 시작된 행사는 빗줄기를 뚫고
속속 자리한 참여자들로 120여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열띠게 진행되었다.
이제 모두가 나눠 받은 촛불을 밝힌 가운데 민중의례로 본집회를 시작하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후...
네이스를 거부하는 졸업생모임을 온라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카페 운영자
김실씨의 발언.
98년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졸업후에도 성적과 키.몸무게, 교사평가
등 많은 정보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전교조 선생님들과 인권단체의 투쟁으로
네이스 실행 저지투쟁을 하여 왔는데, 중고등학생이 학교내에서 네이스 반대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탄압을 받게 되는 어려움이 있지만 졸업생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투쟁할 수 있다. (자체 제작한 유인물들을 참가자에게 돌림) 피라미드
조직처럼 한사람이 또 한사람,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나가는 방식으로 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며, 사람이 수치가 아닌 인간으로 대우받기 위해 네이스
반대투쟁의 주체로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알려내고 투쟁해 나가도록
하겠다.
이어서 전교조
서울지부의 홍의표 선생님 발언이 있었다.
선생님은 바로 어제 학급 학생들과 함께 만든 작품을 가지고 나오셨는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네이스 반대투쟁을 제안하였다. 네이스 반대와 관련하여 초등학생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써서 만든 엽서 33장을 보여주시며 이 엽서들을 교육부나
청와대로 보내자고 구상이다.
또한 이화초등학교에서 만든 아이들의 엽서가 판넬에 예쁘게 붙여진 전시물도
공개되었다. 초등학생은 직접 그리기 작업을 하여 엽서를 쓰는 활동이 가능할
것이고, 중등학생들도 엽서에 글을 써서 청와대로 보내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오늘 선생님은 동료교사가 전산화에서 다시 수작업을 해야하는 등의 불편함을
이유로 네이스를 그냥 시행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하여 이에 대해
언쟁하느라 무척 힘들었는데, 이 이야기를 학급 아이들에게 전하며 선생님이 몹시
힘들다고 하자 아이들이 선생님을 위로하며 힘내시라고 지지해 주어서 너무나 힘이
났다는 말을 전하였다.
역시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함으로써 가장 힘을 얻는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만든 엽서들을 다음 집회때 전시하도록 하겠다고 하시며 발언을 마무리.
이어서 청소년의 힘 전재훈 학생의 발언.
학교에서 진행했던 급식계약서 정보공개청구 사례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학생 103명이 연서하여 계약서를 공개할 것을 학교측에 요청했으나,
학교측으로부터 학생이 교육의 주체일 수는 있으나 교육'운영'의 주체는 될 수
없다는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 결국 매일 먹는 학교급식의 위탁업체가 어디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정보인권의 완벽보장은 네이스
반대투쟁으로 반드시 이뤄내야겠다.
다음으로 상반기 투쟁의 선봉에 있었던 전교조의 수석부위원장 장혜옥 선생님의
발언.
비가 많이 오는 중에도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자리한 것에 고무되었다. 현재
숭실대에서 민주노총대의원 대회에 참석하던 중에 촛불집회에 나오게 되었다. 지금
이런 악천후 속에서도 불 밝힌 촛불처럼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의 다짐을 세우자.
불신과 반인권, 폭력을 몰아내고 평화를 몰아내자. 앞으로도 소수자나 약자의
인권을 찾아나가는 투쟁은 계속해 나가겠다는 결의의 발언.
이어진 김포에서 네이스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조미숙 어머니의 발언.
네이스반대 내용증명을 보낸 학부모들이 모여 온라인카페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내 아이의 정보를 네이스에 올리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학교에
보냈을 때 돌아온 답변은 국가에서 시키는 일이니 거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
뿐이었고, 형사고발을 하든 어쩌든 시키는 일을 했을 뿐이니 맘대로 하라고
상관없다는 반응이었다. 어떤 학부모는 네이스 입력내용을 삭제하겠다고 하여
프린트물을 받아보았는데 이것이 조작된 것임을 밝혀냈다. 모니터상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학교로 갔는데 결국은 기록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였다.
현재 김포지역 학교들은 네이스시행을 드러내놓고 하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네이스에 대해 홍보가 부족한 것을 느낀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이 싸움이 집단간의
이해가 얽힌 싸움으로만 잘못 비춰져있어 이에 대해 적극 홍보작업을 해야하겠다.
이번 주말에 자체 홍보지를 만들어 홍보활동을 해 나갈 것이고, 집회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
집회의 열기가
더해가는 가운데 '바위처럼'을 함께 부른후 이어지는 연사의 발언을 들음.
안산시흥지역 네이스공대위를 만들어 활동중인 안산노동인권센터의 김병태씨.
46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안산시흥지역의 공대위는 3차에 걸쳐
100여명이 내용증명 보내기 운동을 하였고 그밖에 많은 활동들을 해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이스반대와 정보인권수호를 위한 공대위 운영위원장인 오병일씨의
발언이 있었다.
네이스 공대위가 준비한 첫 번째 집회에 비가 많이 와서 예정한
프로그램을 다 할 수 없었지만 우산을 쓰고 빗소리를 들으며 하는 집회에서도 우리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가 크다. 이번 집회로 하반기 네이스반대 투쟁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데 현재까지 정부의 태도에는 별 변화가 없다. 정부의 정보인권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천박한 수준이다. 단지 정보화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산업과
효율성의 관점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인 싸움을 벌여나갈
것이며 백만인 서명운동, 학교장 고발과 학교앞 시위와 선전전 등이 계획되어
있다. 학교현장에서 학생이 주체가 될 수 있고 정보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
활동들을 계속해 나가겠다. 정보인권을 확립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네이스 싸움이 전교조와 몇몇 시민단체들의 힘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이제는 교사나 학교현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적인 문제로
확대시켜 나가야 하겠다. 오늘 오전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지금 첫 번째 촛불 집회가 시작되었는데 완전 승리할 때까지 집회를 진행할
것이다.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들을 기반으로 하반기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가자.
이 발언을 끝으로 모두는 NO!- NEIS! YES!-정보인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각자의
의지를 다지고 집회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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