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교원노조들이 NEIS 강행에 대한 항의 서한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데에 이어, 각종 NEIS 관련회의들이 개최되면서 NEIS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 되고 있는 듯하다. 이제 몇 개월 동안 심사숙고한 각계 각층의
사람들에게서 NEIS에 대한 깊은 논의가 진행되는 시점이다. 이제 NEIS에 대한
논의들이 정리되어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NEIS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해 온 교사로서 몇개월동안 나름대로 해본 생각을
정리해서 올려본다.
CS도 인터넷이다.
NEIS의 타결이 어떻게 나는지에 상관없이 이번 NEIS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정보인권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주었다. 또한 NEIS와 같은 시스템이 법령의
제정을 통해서 정보누출에 대한 통제장치를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강조되었다는데에도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돈을 들이더라도 NEIS를 포기하고 CS로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왠지 그게 아니라는 시원치 않은 구석이 남아 있다. 그것은
NEIS와 마찬가지로 CS도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CS 역시 서버에 올라가므로 일종의 인터넷이다. NEIS보다는 정보를 강탈당할
가능성과 범위가 매우 좁지만 역시 인터넷은 인터넷이다. 권한관리자가 정보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NEIS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의 자료를 학교의 서버에 올리거나, 교육부에 CD로 구워
보내고 한국전산원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일 역시 NEIS보다 미미하고 확률이
낮지만 인권침해의 소지가 크다. NEIS가 없어지더라도 학생생활기록부 내용을
CD로 구워보낸다면 똑같은 정보유출의 소지가 있다.
더군다나 CS는 비용이 많이 든다. NEIS도 CS도 교육을 위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쓸데없는 일을 위해서 1원을 소모하는 일도 아깝기만
하다. 그러므로 CS를 돌리기 위해 일년에 몇 백 억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 NEIS를 버리고 돌아가야 할 곳은 CS가 아니고 단독 컴퓨터나
아니면 종이 문서인 학적부이다.
종이문서냐 전자문서(단독컴퓨터)냐?
문제는 종이문서가 좋은지, 전자문서(단독컴퓨터)가 좋은지다. 두 가지
문서형태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종이문서와 전자문서의 장단점을 최대한
헤아리고 새로운 형태의 생활기록부를 만들 때 교육활동의 보조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이문서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 종이문서는 고치면 흔적이 남는다. 철저한
보안이 가능하고 위조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용량의 한계가
있어 최소한의 정보밖에 기록이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컴퓨터 자판에
익숙해져버린 교사들의 기호에 맞지 않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전자문서는 위변조의 위험, 정보가 날아가버릴 위험, 권한관리자에 의해 조작될
위험 등을 지니고 있지만 저장 용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자료를 임의로 분류할 수 있고, 문서를 검색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장 용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할 때 생활기록부에 기존과
같이 최소한의 자료만 올릴 필요성이 없어진다. 수행평가 기록부 전체를 올려도
별 탈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자문서의 장점을 살린다면
생활기록부는 더 많은 자료를 저장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전자문서는
자료가 날아갈 위험성 위변조의 위험이 있지만 각 학부에서 최후의 기록을
종이문서로 남긴다면 별도의 그러한 어려움은 극복될 수 있다.
지금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억용량의 한계를 받지 않는 좋은
전자문서(단독컴퓨터)다. 생활기록부, 건강기록부, 성적 기록부,
수행평가기록부, 출석부 등을 부담 가지지 않고 정리할 수 있는 자유로운
프로그램을 좋은 디자인을 통해서 기획한다면 매우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프로그램이 다양한 교육정보와 연계된다면
교사들의 교육활동 및 상담활동을 촉진하는 데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사들은 모두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단독컴퓨터를 기대하고 있다.
자유분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교육활동 촉진을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은 틀에
얽메이지 않고 교사가 자유롭게 활용하고 그 중에 필요한 자료는 생활기록부나
정부기관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추출해서 저장하고, 이 기록 자료는 학교의
단독컴퓨터 안에 저장이 되는 형태를 취하는 게 좋을 것이다.
더 좋은점은 단독컴퓨터가 각 공공기관 공유 이외의 모든 NEIS의 기능을 감당할
수도 있도록 개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단독컴퓨터로 NEIS의 기능을 감당할 수 있다.
누구나 흔히 다운받은 정보를 인터넷이 닿지 않는 디렉터리안에 저장을 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를 다른 컴퓨터 안에 저장을 시키는 작업을 수도없이 하고 있다.
만약에 이점을 한층 더 활용한다면 외부에서 보낸 정보가 단독컴퓨터의 비공유
디렉토리 안에 저장하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해질 것이다. 만약에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일정한 학생정보를 학교와 학교간에 전달할 수 있고, 그리고
상급학교로 정보를 보내는 일도 가능해진다. 대학입시도 단독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고, 그리고 요청한 졸업대장 성적증명서 등의 자료를 필요한 사람의
컴퓨터로 보내 주는 일, 그리고 정부에서 요청하는 자료를 자동 통계내서
보내는 일도 가능해 진다.
인터넷을 통한 단독컴퓨터의 또 다른 활용방식으로 일정한 암호나 전기신호에
의해서만 인터넷이 열리고, 그 전기 신호가 저장되는 순간 서버와의 접근을
끊어버리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만약에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단독컴퓨터로도 NEIS가 가진 여러 가지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고 해도 성적증명서나 졸업증명서를 자신의 집에서 쉽게
출력하는 무절차의 작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적어도 그러한 증명서를
뽑으려면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가는 수고를 줄여주더라도 거주하는 곳에서
가까운 교육청에 가서 절차를 받고 뽑아야만 할 것이다. 단순히 인증을
받았다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자료를 뽑아낸다면 그것은 정보의 심각한 침해가
될 것이다.
지금도 아무든 원하는 사람은 그 학교에 찾아가서 필요한 사람의 생활기록부를
검증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생활기록부가 그 사람의 행적을 모든 사람이 필요한
경우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록되어져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출신학교에 찾아가 그 사람의 행적을 검증하려는 사람은 꼭 필요가
있어서 염치 불구하고 찾아가는 경우일 것이다. 어느 정도의 절차를 거쳐서
학교의 증명서를 출력해야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단독컴퓨터로 증명서를 끊는다고 해도 아무 절차도 없이 집에서
프린터로 뽑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NEIS 집착을 버리면 길이 보인다.
어쨋거나 새로운 대안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야할 교육부가 NEIS에 대해 계속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운 느낌이 들기까지 한다. 그러나 전국민의 정보가
한국전산원의 인터넷과 접속이 되지 않는 컴퓨터에 모인다거나, 혹은 교육부로
집적되는 일 역시 정보유출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전 세계의 교원단체들이
한국에서 NEIS가 강행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NEIS의
폐기는 전교조 교사들을 벗어나서, 시민단체, 국민들 그리고 세계교사들이
바라는 여망이 되어버렸다.
교육부가 집착을 버리고 진정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에 착수해야 할
때이다. 지금 교사들은 CS나 NEIS작업을 하기 위해 '블랙박스'나 '해피 티쳐'와
같은 보조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더욱 보강하고, 이러한
프로그램들로부터 학교 안에 학생들의 자료를 학교의 중앙컴퓨터에 집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최종학년의 종국적인 자료나 입시와 밀접하게 연관된 성적 기록 등은
전자문서가 아닌 종이문서로 저장하여 엄격하게 관리하는 체제를 갖추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스템은 관계법령의 빈틈없는 제정으로 전자문서가 지닌 위변조
정보유출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